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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공자가 말하는 경제원리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공자의 경제사상을 소개합니다.

사람들은 공자가 도덕과 윤리를 중요시하며 그런 사람을 양성하는 교육을 해온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공자도 경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공자가 활동하던 시대는 주나라 천자(왕)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질서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던 '춘추'시대였습니다. 기존 사회질서와 경제구조가 서서히 무너지고 여러 제후들이 왕의 말을 안듣고 제멋대로 행동하던 시대가 되었습니다. 공자는 이런 혼란과 변화의 시대를 극복하는 방안 내지 대책을 열심히 연구했고, 조국인 노나라의 정치판에 끼어들어 자신의 대책을 실제로 시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요즘 말로 말하자면 대학교수가 정부관료로 입각하는 격이라고 할까요? 물론, 공자가 살아있던 당시에는 학계와 정치계가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당시 지식인들은 평시에는 정치가로, 전시에는 장교로 활동하는 만능인이 되어야했습니다. 공자는 당시 어지러운 정치/경제/사회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주나라의 옛 전통과 제도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개혁의 원칙도 주나라의 도덕과 윤리에서 찾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원리와 정치구조를 제시했습니다. 이제 공자가 말한 경제원리 2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하나는 나라를 다스리려면 먼저 시민들을 먹고 살게 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원문, 현대중국어 표기) 孔子周游天下的时候,有一次到了卫国。他的弟子叫冉有问,“既然人口已经那么多了,用什么方法可以使这个国家更强盛呢?“ 他回答,要先吃饱肚子才能谈教育。” –《论语

(해석) 공자가 온 나라를 두루 돌아다닐 때, 한 번은 위나라에 도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의 제자인 염유가 공자에게 “(거리에)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어떻게 하면 이 나라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라고 묻자 공자가 대답하기를, “먼저 국민들을 배불리 먹이고, 다음에 교육시켜야 한다.” – 『논어

(해설) 공자가 노나라 귀족들에 의해 쫓겨나서 다른 나라로 여행을 했을 때, 위나라의 수도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공자와 제자들은 수도의 번화함과 북적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대화를 나눈 겁니다. 공자가 원문에서 말한 것처럼, 한 나라를 다스리려면 먼저 그 나라 시민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하여 먹고살게 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시민들에게 양심적으로 살도록 교육시킬 수 있지요.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데 정부가 이거저거 지키라고 강요만 하면 누가 그말을 들으려고 하나요? 현대 한국에서도 여러가지 원인과 조건 때문에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정부가 하는 모든 정책들이 아무 소용없을 겁니다.

다른 하나는 '균이무빈(均而無貧) '을 소득분배의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1. (원문, 현대중국어 표기)  國有家者,不患寡而患不均,不患貧而患

(해석) 나라와 가정이 있는 사람은 적음을 걱정하기보다 고르지 않음을 걱정하고 가난함을 걱정하기보다 안정되지 않음을 걱정한다-『논어

(해설) 이 단락은 소득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에 속한 국민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엇비슷한 소득을 고르게 가진다면 사회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없이 정치적으로 안정될 겁니다. 현대 한국처럼 일부 계층이나 소수의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보다 수천만배나 되는 소득과 부를 가지고 있다면 그 자체가 사회불안정 요소가 됩니다. 프랑스 대혁명도 극심한 빈부격차에 견디다 못한 중산층을 중심으로 서민들이 뭉쳐 내전을 일으킨 결과 이루어진 겁니다. 그 혁명으로 인해, 당시 프랑스는 말이 혁명이지 매우 혼란스러웠고, 혁명의 이름으로 사람을 함부로 죽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공자가 살아있던 시대에도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지요. 힘 쎈 귀족들이 왕을 몰아내는 일도 많았구요. 공자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적당한 소득분배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2. 고르면 가난하지 않고(均無貧)화합하면 적지 않으며(和無寡),편안하면 무너지지 않는다(安無傾)” -『논어

(해설) 앞서 언급한 먹고 사는 문제가 적정한 소득분배 정책과 경제발전 정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정치적으로 안정된 사회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현대 민주주의가 위험한 상황에 빠진 이유는 4차 산업혁처럼 새로운 산업이 생기고 기존 산업이 도태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산층이 대거 몰락했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사람과 돈이 집중해서 지역간, 계층간 소득과 부의 격차가 심각해져 사회적 불안세력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안정과 정치적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적절한 경제정책을 써야 합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공자는 우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소득 격차가 크게 나지 않아야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렇게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나서야 새로운 시민을 만드는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