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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글로벌 전략과 한국의 대응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미국과 중국은 사실상 냉전 모드에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냉전'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미국과 중국 두 나라만의 패권 다툼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로 상징되는 "대륙 세력"과 미국과 그 동맹국(유럽, 한국, 일본 등)으로 상징되는 "해양 세력"의 전 세계적인 대립을 상징합니다. 과거 미국이 구 소련과의 냉전에서 승리한 이유 중 하나는 구 소련의 경제력이 한계를 맞이했고,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여 대륙 세력의 힘을 저하시켰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거기서 더 나아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을 통해서 이들 국가들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에 자국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대륙 세력이 다시 하나로 뭉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구도는 미국이 유라시아 대륙(=대륙 세력)에서 점차 철수하게 되면서 변하게 됩니다. 미국은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너무 많은 비용을 치렀고, 미국 시민들도 계속되는 전쟁을 싫어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더욱 강화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 맺은 핵 협정을 파기하고 이라크에서도 미군을 완전 철수시켰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무역 전쟁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중국과 이란이 서로 친해지도록 만들었으며, 우크라이나 문제로 미국에게서 경제 제재를 받는 러시아도 이들 두 나라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완전 철수를 결정한 순간, 이제 유라시아 대륙에서 중국, 이란 및 러시아의 행동을 군사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저지할 수단이 없어졌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서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증가시켰습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오래 전부터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았고,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에 중국과 25년 간의 우호 협정을 맺으면서 자국의 석유를 위안화로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석유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이란까지 미친다는 증거입니다. 러시아도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에 중국과 공동으로 금융결제망을 만들고 달러 대신 위안화와 유로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탈레반이 지배하는 아프가니스칸에게도 거액의 경제적 원조를 약속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은 유라시아 대륙에서 잠정적으로 적이 없습니다.

   대륙에서 중국의 이러한 행보를 독자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나라는 바로 인도입니다. 인도는 지난 수년 간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소규모 전투까지 치러가면서 중앙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는 현재 시점에서 실패했습니다. 그 이유는 인도가 지정학적으로 인도양의 패권을 차지하고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려면 파키스탄과 연대를 해야 하는데, 파키스탄은 인도의 불구대천의 원수이기 때문에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더 강화하고, 러시아와 밀접하게 연대하며, 동남아시아 지역을 자신의 세력권이 넣고자 합니다. 즉, 중국의 시선은 아직 대륙에 머물러 있습니다. 비록 중국이 대양해군을 건설하기 위해 해군 함정을 계속 건조하고 항모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것은 미 해군과의 본격적인 결전에 나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태평양의 여러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군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비책이라고 봐야 합니다. 중국 해군이 본격적으로 미 해군과 결전을 치룰 시점은 중국이 유라시아 대륙에서 완전한 종주권을 확립한 이후가 될 것이며, 따라서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그 틈을 노려 중국의 영향력을 완화하는 방법을 실행해야 합니다. 한국은 과거 아테네처럼 바다로 나아가 교역을 해야만 살아가는 해양 국가입니다. 따라서, 한국 해군은 대양해군이 될 정도의 수준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돈독히 하고 서태평양에 주둔한 미군과 협력해야 합니다. 일본과도 적절한 시점에 표면적이나마 관계 개선을 하여 적어도 해상자위대와 연합 훈련을 정기적으로 할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미국이 한국, 일본 및 대만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지금처럼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