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한수입니다.
이번에는 좀더 정치지리학 혹은 지정학이라는 광범위한 관점을 토대로 중국의 인도양 진출을 해석해보고, 이와 연관된 한국의 미래 생존 방안을 간단하게 모색하고자 합니다.
동아시아는 지난 수십년 간 세계적인 경제 성장 엔진으로써 발전해왔습니다. 일본, 한국 그리고 중국이 차례차례 경제성장을 이룩해왔습니다. 이들 세 나라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값싼 생산비용을 경쟁력으로 삼아 세계의 생산 공장이 되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동아시아는 더 이상 이러한 장점을 누릴 수 없습니다. 그만큼 경제 성숙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생산비용이 높아지는 대신에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선진국 수준의 경제규모를 이루었습니다. 이 현상을 바꾸어 표현하면, 이제 동아시아는 더 이상 활력이 넘치는 역동적인 경제구조를 유지하기 힘듭니다.
인도 아대륙과 동남아시아에 속한 국가들이 이제 동아시아의 뒤를 이어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할 전도유망한 후보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그중에서 베트남과 태국 등이 속한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 일본 및 한국 등지에서 온 외자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되어 지속적으로 경제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IT 등 최첨단 산업의 하청기지이자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값싼 노동력이 활보하는 유망한 국가입니다. 이들 지역의 이러한 특징은 과거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 패턴과 유사합니다. 즉, 결론을 말하자면 인도양과 동남아시아가 유망한 신흥시장이자 투자처입니다.
중국은 이들 지역에 대해서 오래 전부터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와 인도를 사이에 두고 암묵적으로 대립하면서 인도양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페르시아어 및 파슈토어 전문가 수백~수천 명을 30년 전부터 양성해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현지를 답사하면서 인문지리적인 연구도 병행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동남아시아에서 미얀마군사정권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도양 동부 권역으로 나갈 수 있는 항구에 대한 운영권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중국은 인도아대륙 지역과 동남아시아(아세안)를 사전에 치밀하게 연구해왔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인도아대륙과 동남아시아에 큰 관심을 보이고 공부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제 시대의 대세는 인도양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정학의 관점으로 보면, 이제 인도양을 지배하거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가 곧 세계 패권을 쥐게 됩니다. 미국은 동아시아 해양질서를 주도하면서 교역과 투자를 통해 태평양의 패권을 차지하고, 그 결과 전세계적인 해양경찰이 되었습니다. 이제 인도양을 잡지 못한다면 패권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면서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중국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둘째, 앞 문단에서 말한 것처럼 인도양(+동남아시아)이 미래 세계적인 경제성장 엔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은 아직 경제질서가 성숙되지 않았고 한국 등 선진국의 규범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우리가 사전에 충분히 조사하고 진출한다면 신흥 시장에서 적은 자본으로 큰 돈을 벌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겁니다. 유대인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비즈니스 동향에 민감한 중국인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한국이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주변 4개 국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동안, 인도양에 진출할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미국은 강력한 해군력으로,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을 십분 활용하여 인도양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인도양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무런 장점이 없습니다. 일본은 그나마 미국과의 외교 및 교역 관계라도 활용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러지도 못합니다. 한국은 '말라카 해협-대만-남해'로 이어지는 해상교역로에 크게 의존하면서 교역하고 있습니다. 만약 말라카 해협이 막힌다면, 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한국의 유일한 교역로는 끊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유사시에 저 유일한 해상교역로를 지키고 인도와 유기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해군력을 더욱 더 확충해야 합니다. 한국의 제7전단과 같은 기동함대가 독자적으로 말라카 해협까지 운행할 수 있도록 보다 더 많은 함정과 병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항공모함은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한반도를 지키기보다 글로벌 중견강국으로써 미래 먹거리가 널려있는 인도양으로 가기 위해 항모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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