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한수입니다.
이번에는 인도양과 아세안 국가들을 무대로 경쟁을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동향에 대해서 해설하고자 합니다.
저는 어제 인천항에 정박한 독도함에서 개최된 '20차 함상토론회'에참석했습니다. 그 토론회에서 논의된 주제들 중 미국 주도의 '해양질서 및 규범'이 중국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을 경청했습니다. 발제자의 말에 따르면, 미국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는 동안 대만의 위기를 적시에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만에 하나 대만이 단시간 내에 중국에 의해 점령당할 경우, 중국 해군이 서태평양(=대양)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또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아세안(ASEAN)이 미국과 중국이 경쟁을 벌일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저는 이 주장에 대해서 반박하고자 합니다.
제 생각에 중국군이 대만을 점령한다고 해서 바로 서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중국이 대만과의 전쟁에서 승산이 높은 이유들 중 하나는 상륙전 전력이 막강하고, 본토에서 출격하는 전폭기 등 공군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뒤집어서 말하면, 중국 해군이 대만을 넘어 괌 등 미 해군과 맞대결을 할 정도로 전쟁수행능력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중국 해군의 항모전단의 전투능력은 미 해군에 비해서 낮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비용은 많이 드는 서태평양 진출보다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면서 효용이 높은 인도양에 진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아세안 지역(인도차이나 반도)이 미중 대립의 장으로 바뀔 것이라는 주장도 절반만 사실입니다. 물론 중국은 아세안 전체를 자국의 영향력 아래 두려고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최우선순위는 아닙니다. 현재 중국의 최우선순위는 아세안이 아니라 인도양입니다. 중국은 파키스탄, 이란, 스리랑카,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에 군사기지를 두거나 상대국과 우호 관계를 맺어 인도양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조차도 단순한 교두보 수준이지 미 해군처럼 기지를 설치하고 주변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참고로, 중국이 인도양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인도양 지역이 미래 경제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와 더불어 아세안 지역도 점차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두 지역 국가들의 경제상황은 베트남처럼 아직 젊은 노동력이 많아서 경공업 분야의 해외 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인도의 IT기술자들이 삼성전자에 많이 취직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반박한 상기 토론회의 토의 내용은 절반만 맞습니다. 중국이 미국이 정한 해양 규범을 흔들고 있고 군사적인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중국이 행동하는 방향이 그분들의 추측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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