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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향

중국이 한국에게 사근사근하게 구는 이유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대한반도 정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내부 동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아시안 게임 개최일에 외빈들을 접견하면서 한국의 한덕수 총리와 회동했습니다. 당시 한중 양국 대표는 서로 대등하게 마주보는 자세로 회동을 했지요. 시 주석은 예전에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을 때는 대기업 회장이 부하에게 보고를 받는 구도를 취했습니다. 외교계에서 의전은 다양한 메세지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비언어 기호로 사용됩니다. 이런 특징을 감안하면, 중국이 한국에게 어느 정도 친근하게 대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싱하이밍 중국 대사는 지난 10월 11일 어떤 한중 교류 행사에서 축사를 통해 한국인의 중국 비자 신청 시 대기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아래 링크 참조)

 

싱하이밍 中대사 "한국인 비자신청 때 대기기간 없앨 것"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11일 "한국인들의 비자 신청 대기기간을 없애겠다"며 한·중 교류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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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으로는 싱 대사의 이러한 발언은 직접적으로는 중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의 수를 증대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이 아무리 내수 시장에 의지하여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려고 해도 결국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는 중국이 한국을 '자국에 우호적이면서 중립을 유지하는' 자세를 취하도록 매력 공세를 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반중/혐중 감정과 이런 정서를 가진 한국인들에게 지지를 받는 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중국의 입장으로는 한국을 중립으로 만드는 게 최선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려는 동향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서 대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부서가 외교부 이외에 국무원(행정부)에도 있습니다. 이 부서에 근무하는 관료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 나름대로 한국에 대해서 별다른 편견을 갖지 않고 한국인들의 여론을 경청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시진핑 주석 방한 요청을 있는 그대로 당 중앙(중공 최고지도부)에 전달하는 듯합니다. 중국 외교부에는 친북 성향이 비교적 강한 조선족 관료들이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나, 국무원 관료들은 대부분 한족 출신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돌출적인 언행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 안에서도 한국의 입장에 좀 더 주목하는 고위 관료들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중국 정부 내부에서도 한반도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관료들 중에서 북한을 경계하면서 한국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이들이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게 만드는 내부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 주석이 한 총리와의 회견에서 한중 두 나라가 대등한 국가 대 국가 관계로 보이도록 하는 의전을 하게 된 근거이기도 합니다. 한국 정부가 이런 동향을 잘 활용해서 국익을 증진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