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다시 비정기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아시안 게임 개최일에 한덕수 한국 국무총리를 접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 총리와 마주보는 구도를 만드는 의전을 시행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 총리에게 방한을 검토하겠다는 말을 먼저 꺼냈습니다. 한국 언론에서는 시진핑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매우 놀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대통령실에서는 방한 검토 발언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표정을 관리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 전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아시안 게임 주최국으로써 방중한 고위급 인사에 대한 인사치레에 지나지 않습니다. 방한 발언도 한국 언론에서만 강조할 뿐 중국 언론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았습니다. 다만 시진핑이 말한 '한국은 한중 우호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과 정책을 시행했으면 좋겠다.'라는 발언에 집중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것이 시진핑이 한국에게 말하려고 하는 핵심 메세지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시진핑의 이번 발언에 대해 해석해보겠습니다. 첫째,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고, 북한이 자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까봐 불안해합니다. 또한, 중국은 한국이 점차 미국과 일본에 밀착하면서 자국을 위협하려고 하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즉, 중국은 한국과 북한을 불신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제가 예전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중국 정부 내부에서 한반도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중국은 한국과 북한에 대한 정보는 계속 수집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수집된 정보에 대한 최종적이고 정책적인 판단은 잠정 보류하고 있는 듯합니다. 결국, 중국은 아직 한국에게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지속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요구해왔으며, 주한중국대사관에서도 자국 중앙정부에게 비슷한 요구 사항을 계속 전달해왔습니다. 싱하이밍 대사는 자신의 외교적 실적을 쌓기 위해서 자국 외교부에게 시진핑 방한을 적극적으로 건의했다고 합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중국은 한국과의 외교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한덕수 총리와 만날 때에도 의례적인 말만 하고 한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방한 검토 발언도 한국을 달래기 위한 의전 중 하나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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