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한수입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어제(1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연간 3,000억 달러(약357조원)로 설정한 외국인 자본에 대한 주식 및 채권 투자액 상한제를 철폐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은 그동안 '적격외국인투자자제도'를 시행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자본시장 투자 규모를 통제해왔습니다. 해당 제도는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지분을 제한하는 조치와 더불어 중국 자본시장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약 2년 전부터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자본시장 개방 압력을 받은 중국은 투자지분 제한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투자액 상한액도 1,500억 달러에서 현행 3,000억 달러로 높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중국은 이번에 아예 상한액 자체를 폐지한 겁니다.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자신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 자본시장을 개혁하고 미국의 압력에 대응하는 명분을 쌓기 위한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봅니다. 먼저, 중국 자본시장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이번 조치를 해석해보겠습니다. 제가 중국의 주요 언론기사들을 살펴보니, 언론 인터뷰에 응한 중국의 금융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개미투자자 위주로 형성된 증권시장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증권시장의 안정화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증권시장은 전체 투자자들 중 거의 80%를 차지하는 개미투자자들이 돼지고기 공급부족 상황과 같은 외부 악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여 대량 주식투매 혹은 주식매집을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증권시장 안정화를 위한 급선무였지요. 그리고, 기존 제도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입시키지 못했던 중국의 선물시장과 채권시장에서도 이번 조치를 계기로 외국인투자자들이 대량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자본시장 및 금융학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선물시장의 거래활성화가 주식거래 리스크에 대한 헷지(hedge) 기능의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증권시장 자체가 기업 운영에 따른 출자자의 위험(투자금 상실)을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되었다는 역사적 원인을 감안하면, 중국도 해외자금을 유치하고 국유기업 개혁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며 자금 조달에 따른 리스크를 헷징하기 위해 선물시장 및 채권시장의 발전을 중요시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말미암아 중국의 우량 중앙국유기업(국영기업 혹은 공기업)이 다수 거래중인 상해 A주식에도 추가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상해 A주들의 거래가 활성화되면 중국정부가 추진 중인 국유기업 개혁 - 한국의 삼성 내지 한전과 같은 주식회사화 및 이사회, 감사, 주주총회 등 현대적인 지배구조의 내실화 - 등을 추진할 동력이 추가로 생길 것으로 기대합니다.
따라서,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자국의 자본시장을 한 차원 높게 업그레이드하고 미국의 자본시장 개방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취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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