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한수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며칠 사이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래서 네티즌들이 수퍼 감염자가 존재하는 대구를 봉쇄하고 중국인 유학생들도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중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정부에게 코로나 19를 막기 위해 행정적으로 강력한 수단을 써야 한다고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처럼 코로나 19가 처음 발생한 우한 시와 후베이성을 행정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원천 봉쇄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제 생각으로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모든 지역을 행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통제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바로 '당조(党组)'라는 공산당 세포 조직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정치적으로 중국인들을 대표하는 집정당이자 전국적으로 통치 능력을 갖춘 당입니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의 모든 지방을 중앙집권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고안한 행정 조직이 바로 '당조'입니다.
이 당조는 한국의 주민센터 및 단지 관리사무소와 같은 말단 지방 행정 조직에 의무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조에 소속된 사람들은 당연히 중국 공산당 당원이며, 중국 공산당 중앙최고위원회('중공 중앙'이라고 약칭함)의 정책적 지시사항을 무조건 이행해야 합니다.
중국 공산당의 사회주의 정치 이론에 따르면, 중국의 모든 정책들은 여러가지 말단 행정 조직들의 정치적 의견이 지방 의회(양회)를 거쳐 중공 중앙으로 올라와서 의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의결된 정책들은 모든 하부 조직들이 빈틈없이 수행해야 합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고 실제로는 말단 조직들이 중공 중앙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정책을 집행하도록 강요받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은 각급 지방 사회를 통제할 만한 정치적, 행정적인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이 권력을 사용하여 인구가 1,000만에 이르는 우한 시와 같은 지역을 물리적으로 봉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느끼셨듯이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통제력이 효과적으로 발휘되려면 그 권력을 행사하는 최고지도부가 거의 전지전능의 수준으로 모든 정책 현안을 잘 알고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 추진하는 정치력도 갖추어야 합니다. 즉, 최고지도부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만큼 신과 같은 능력을 가져야 하고 막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공산당의 초기 대응은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뜻있는 중국인들이 최고지도부의 통치 능력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가 체포되거나 종적을 감추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중국 공산당은 당조라는 조직과 그것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통해서 코로나 19와 같은 비상 상황에 일사불란하게 대처할 수 있었지만 정작 정책적 판단을 잘못하면 막대한 위험과 손실을 초래하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 공산당이 지속적인 통치 능력을 유지하려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정치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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