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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거시정책

중공 20기 3중전회 관전 소감 - 금융/재정 편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이틀 전(7월 18일)에 폐막된 중공 20기 3중전회에서 발표된 정책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을 쓰려고 합니다.

먼저 '20기 3중전회'가 무엇인지 소개합니다. 중국공산당은 수천 명의 중앙위원들이 모여 당을 상시 운영할 중앙위원회를 구성합니다. 이번에는 20번째 구성된 중앙위원회가 세번째 전체회의를 개최했지요. 이 문장을 줄여서 통상 '20기 3중전회'라고 합니다. 중국 정치의 관례상 이번 3중전회는 전통적으로 중공의 향후 5년 간 경제 및 금융 정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수단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표와 행동지침만 발표했을 뿐입니다. 중국인민대학교 국제통화연구소(IMI), 한국금융센터 및 성균중국연구소에서도 거의 비슷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 및 재정분야와 관련하여 이번 3중전회의 특징을 제 마음대로 짚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중국의 자본시장(주식시장 등)의 핵심 이슈인 금리 결정제도의 완전 자유화(시장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중공의 경제철학과 방침을 결정하는 학술적 근거는 바로 마르크스주의경제학(A.K.A 정치경제학)입니다. 중국의 정치경제학자들은 금융시장을 그저 실물경제의 마중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금융산업을 미국처럼 하나의 독립된 산업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금융당국이 많은 간섭을 하지요. 그러므로, 금리 자유화는 앞으로도 추진되기 어려울 겁니다.

둘째, 재정분야에서는 상속세 및 부동산세 도입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IMI가 소득세의 세율을 더 높게 조정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습니다.(아래 링크 참조) 이와 관련하여, 중국 세법에서는 상속세가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 학계에서도 상속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해왔지요. 기존에 없는 세목을 도입하려고 하다보니 이런저런 반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데 소득세를 더 많이 부과한다는 말은 중공이 내수 시장을 진작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도 이번 3중전회에서도 내수 시장을 발전시키겠다는 이야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중공이 아직까지는 자국경제가 경제적으로 버틸 여력이 있고, 자기들 나름대로 뼈를 깎는 구조 개혁을 빨리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셋째, 중공은 인공지능 등 첨단 유망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국유기업 및 민영기업의 동등한 참여를 독려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민영기업이 국유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각종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의 국유기업은 자국 경제에서 거의 독점기업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민영기업(민간기업)은 중공이 주는 여러가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쌍한 신세입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중공이 육성하려는 산업에서 민영기업이 국유기업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혜택과 우대를 받는다면 해당 기업 입장에서 크게 발전할 기회가 될 겁니다. 따라서,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민영기업이 그런 혜택을 받을 것인지 알 수만 있다면 적어도 5년 동안은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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