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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향

중국이 티베트를 지배하는 비결

 

안녕하세요, 양한수입니다.

 

최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적이라고 규정하고,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의 근본 원인인 위구르인과 티베트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 두 민족을 장기적으로 독립시키거나 반중 투쟁에 나서도록 만들어 궁극적으로 중국(중화민족)을 분열시키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티베트인들은 위구르인들처럼 중국의 통치에 무력을 동원하여 저항하지는 않지만, 인도에 소재한 달라이라마 14세의 망명정부를 근거지로 삼아 비폭력적인 저항 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달라이라마 14세는 티베트 불교의 독특한 전생 사상에 의해 선출될 미래의 달라이라마(달라이라마 15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하면서 망명정부 내에서 나름대로 정교 분리를 시도했습니다. 미국은 티베트 망명정부처럼 반중 투쟁을 이어가는 티베트인들에게 주목하고 그들을 지원할 의향을 비췄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미국의 이러한 시도는 의도대로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중국의 티베트 통치의 비결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비결은 중국에게 협력하는 티베트 귀족들입니다. 이들은 조선 말기 개화론자들처럼 티베트를 근대화시키려는 열망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중국에서 군벌들이 다투던 시절, 구 소련은 지금의 신장위구르 지역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었으며, 인도를 지배하던 영국은 구 소련과 거리를 두기 위해 티베트를 중립국 내지 완충지대로 삼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의도에 따라, 영국은 신정 국가였던 티베트 국의 귀족들을 대거 자국으로 유학을 보냈습니다. 달라이라마도 당시 티베트에서 이러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1950년대 들어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지배하게 되자 티베트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변했습니다. 원래 영국은 티베트를 자국의 영향력이 강한 독립국으로 삼고자 했는데, 인도의 독립으로 더 이상 티베트에 관심을 둘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제 끈 떨어진 연처럼 홀로 남은 티베트의 개화파 귀족들은 이제 막 통일이 완수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 귀족들의 눈에 중국은 자신들보다 앞서 근대화를 이룬 국가이자 첨단 사상(?)이었던 공산주의를 이루는 나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하면서 티베트군을 섬멸하게되자 이들은 근대화를 이루기 위해서 나라를 팔겠다고 작정합니다.

 

이러한 사실들만 보면 당시 티베트의 근대화론자(개화론자)들이 단순한 매국노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들이 '매국노 짓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나라를 근대화시키고자 했다고 보는게 옳을 듯 합니다. 그들은 먼저 당시 티베트에 만연했던 노예제를 철폐하고 근대적인 수력 기계를 비롯하여 근대화 문명에 걸맞는 문물들을 도입하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러나, 근대화를 위해서 주권을 포기해도 된다는 그들의 관념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티베트를 통치하는 중국의 지도자들과 현지 귀족 출신 협력자들의 관계가 끈끈이 이어져왔고, 이 관계가 중국의 티베트 지배를 굳건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중국에서 연구하는 '티베트학'(북경에 <티베트학 연구소>가 있습니다.)의 권위자로 활동할 정도로 중국에서 입지를 다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중국 정부가 몽골족과 조선족을 비롯하여 소수민족들의 언어와 문화 교육을 못하게 막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이 소위 중화민족의 내부 단결을 위해서 소수민족을 강제로 동화시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티베트의 근대화론자들처럼 소수민족의 기득권을 차지한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티베트 내부에서도 여러가지 반발과 대립이 존재합니다. 첫째, 중국 통치자들과 티베트 민중 간의 대립, 둘째, 군사력을 가진 보수파와 근대화론자 사이의 대립, 셋째, 티베트 불교 내 최소 3개 이상 존재하는 종파들 사이의 대립 입니다. 외국에서는 첫번째 케이스가 주목받고 있으나, 두번쨰와 세번쨰 케이스도 동시에 연구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