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한수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복귀 기념으로 최근 급격한 핫 이슈로 떠오른 한미정상회담과 중국의 반응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지난 주에 미국에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고 그 결과 두 나라 대통령들의 공동성명이 발표된 이후, 저를 비롯한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바로 중국의 반응이었습니다. 그 전에 개최된 미일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공개적으로 언급하자마자 중국이 거의 욕을 써가면서 강력하게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지난 2017년 경 사드 이슈 때문에 중국정부가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경제 제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싫어하는 대만 문제를 언급했으니 또 다시 한중관계에 재앙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의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중국과 미국이라는 거대한 고래 사이에 낀 새우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한국을 이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보도했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기자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대만 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절제된 표현을 써서 한국의 처세를 이해한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중국이 과거 사드 때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들 중 하나는 미국의 존재감입니다. 중국이 과거에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심한 제재를 가했던 이유는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의 무기체계가 한국에 배치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사드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나라가 한국이었다면 그나마 안심하고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하여 큰 문제가 되지 않도록 만들 수 있었지만, 주한미군이 직접 운용하게 되니 비상시에 미국의 미사일이 바로 중국 영토로 발사될 가능성이 높으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사드에 부착된 레이더의 영향권에 들어있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비롯한 여러가지 무기체계들을 더 깊숙한 내륙으로 이전했다고 합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인 한미 미사일 협정 폐기에 대해서, 중국이 크게 걱정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미국의 무기체계가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이고, 한국이 반중친미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한국이 경제무역관계를 고려하여 중국을 적으로 만들지 않을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정권이 바뀌어도 이러한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압니다. 따라서, 한국이 자체적으로 미사일을 얼마나 잘 개발하더라도 여러가지 외교적 협상 전술을 통해 한국을 다독이면 된다고 생각할 겁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생존하려면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개별적인 이슈와 사안들에 따라 순발력있게 대응하기보다 한국만의 원칙과 줏대를 가지고 그에 맞게 외교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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