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가 험악한 상황에 처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중국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를 지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런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할 중국의 '관료'들은 정작 별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런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중국은 작년에 선출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을 북경으로 초청하려고 했다. 그들 입장에서 가까운 나라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었으니 당연히 북경에 초청해서 인사를 좀 나누려고 했다. (시진핑 주석이 몸이 불편해서 해외 순방을 하기에는 거북한 사정도 고려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중국과는 당당한 외교를 한다 '라는 정책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정중히 그런 초청을 거절했었다. 중국의 이러한 제의는 일개 부처나 시진핑 개인의 일방적인 의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참고로 시진핑 총서기는 아직 1인 독재체제를 완성하지 못했다. 여전히 '중공 중앙'을 구성하는 7명의 집단지도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런 체제 하에서, 중공 중앙이 한국 대통령을 북경으로 초청하자고 결의했다. 그만큼 정치적으로나 외교적으로 무게감이 실리는 제안이었다. 한국은 그런 제의를 거절한 것이다.
그 이후, 중공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한국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일본 측은 도무지 한국의 이런 태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어이없어 한 사례가 있다. 현재는 대상이 중국으로 바뀌었을 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중공은 한국이 멋대로 중국위협론을 만들어내내고 있다고 귀챃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중공은 북한이 핵무기를 내세워 자국의 통제를 벗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전승절에 일부러 급과 격이 낮은 대표단을 보낸 것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내부 토론이나 제안이 사라졌다. 이제 중국 정부에서 한반도의 우선순위는 5~6위에서 더 낮아졌다.
덧글: 여러가지 이슈들에 대해서 중공의 공식적인 입장을 알고 싶으면 외교부, 국무원 및 인민일보와 같은 공식적인 루트를 보면 된다. 다만, 한자의 나라답게 함축적이고 미로를 걷는 듯한 표현 방식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공식 루트에서 나오는 소식들은 중공 중앙 전원이 합의한 사항이다. 그 외에 기타 언론사에서 제시하는 '고위급 인사'나 정부 각료, 심지어 시진핑 집무실에서 말하는 내용들도 모두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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