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동향

시진핑이 1인 독재를 하는 이유

중국 정치 동향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많은 연구자들이 고생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1인 독재를 추구한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독재자를 경험했거나 그 기억을 이어받은 한국인들은 단순히 독재자의 권력욕 때문에 1인 독재를 추구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이 점에 대해서 내가 보고 들은 것과 생각한 점을 근거로 시진핑 주석의 행태를 해석해보고자 한다. 내 생각에 그가 이런 형태를 보이는 이유는 반쯤 자업자득이라고 본다. 그는 2013년 전에 집권하기 전부터 공산당 내부에서 자신만의 막강한 세력을 갖추지 못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잘 모르는 사실이지만, 중공은 후진타오 집권기 말기에 차기 최고지도자를 처음으로 인기 투표로 뽑았다. 물론, 중공이 갑자기 서구식 민주주의에 눈 뜬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일본 자민당처럼 내부 권력투쟁을 벌인 끝에 계파 간 타협을 한 결과이다.
 
시진핑 주석은 최소공배수로 최고지도자에 뽑혔다. 이러한 경우, 이렇게 뽑힌 최고지도자는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독자적인 세력을 갖추려고 한다. 유럽의 중세 시대 선거로 뽑힌 신성로마제국 황제들의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 황제들은 황제라는 권위와 권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문의 이익을 증대하는 데 이용했다. 그리고 카를 5세처럼 그 권력을 활용하여 중앙집권제를 확립하려고 노력했다. 2013년, 시진핑도 그들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그래서 반부패 투쟁을 하고 행정부보다 높은 위상을 가지는 위원회를 설립하여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러나, 시진핑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공 내부에서 그와 정견을 달리 하는 계파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예전에 내가 포스팅한 글에서 소개한 대로, 시진핑의 적들은 행정부와 군에 아직 살아있었다. 중공의 권력 암투의 특성상 시 주석이 예전처럼 하야해도 정치적 생존(=자파 인사들의 생존)을 보장받지 못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시진핑의 강한 반부패 투쟁이 타 계파의 반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격이다. 그래서 내가 자업자득이라고 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 주석은 권력이라는 호랑이 등에서 스스로 내릴 수 없게 되었다. 내렸다간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 판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시 주석은 영구 집권을 획책할 것이다.